- 2020/06/19 16:5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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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20/06/15 14:4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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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20/06/12 11:0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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_11시 05분
얼마전에 어떤 분이 알려주신 일하기 싫을 때 꿀팁이다. 한글을 일단 켠 다음, 글자색을 흰색으로 하고 회사욕을 막 쓰는 거다. 그래서 지금 누군가 내 모니터를 본다면 정말 이상할 것이다. 커서는 움직이는데 글자는 안보이니까. 좀 이상한 사람 같아보이는데, 아무도 안보니까 상관없다. 아무도 안보는데 왜 굳이 한글을 켜고 이 짓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. 아무리 일하는 척을 해보려고 해도 할 게 없다. 이 회사는 날 왜 뽑았을까? 그래도 오전에 꼬물꼬물 뭔가 하다보니까 (편의점에서 우유 사다 씨리얼 말아먹은 거 포함) 벌써 11시가 넘었다. 오늘은 금요일이니까 가벼이 보내야지. 할 일들은 다 다음주로 미루면서. 오랜만에 쓰는 일기인데 보이지 않는 글자를 타이핑하고 있자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. 회사에서 내 존재같다. 허공을 떠도는 이 커서가.
_11시 21분
팀장님이 종이를 북북 찢는 소리를 들으며 자리에 앉아 있다.
_11시 28분 : 이 모든 괴상함에 대해서
이 센터를 담당하는 시청 공무원이 사무실 문을 빼꼼 열고 'KBS OOO'에서 취재를 나왔다고 한다. 팀장이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내 뒤를 쌩 지나 문을 향한다. 전시관 정도 찍으시면 될 것 같다고 하며 공무원을 데리고 홀 쪽으로 나간다. 정말 괴상한 일은 지금부터. 얼마 전 새로 온 직원님이 전화통화를 시작한 것이다.
"응, KBS OOO인가? 그거 요즘 누가 해? OOO가 해? 아닌 것 같던데? ··· "
뭐야 진짜. 순간 옆자리 동료와 나눈 카톡: 뭐야, 저님? 개황당. 세상에서 제일 이상해.
사무실 문 너머로 센터장 목소리도 들린다.
"여기 담당하는 직원이 있어요. 공간 매니저(=나)라고 ··· "
와. 순간 나 부를까봐 개쫄았다. 다행히 그냥 또 아무말 한 것 같더라고. 진짜 이 회사 너무 이상하다. 이상해서 속 울렁거린다.
_17시 01분
드디어 퇴근이 내다보이는 시간까지 왔다. 동생이 카톡으로 오늘 '시간이 눅눅하게 간다'라고 했다. 기분나쁜 물기를 남기며 금요일이 가고 있다.
- 2020/06/05 10:15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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